한국 여행을 시작한 외국인에게 도시 안의 이동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편의점에서 티머니를 사고 현금으로 충전한 뒤 버스와 지하철에서 찍으면 된다. 삑. 여기까지는 쉽다.
그런데 이제 서울을 벗어나보자. 서울에서 부산을 가고 싶다. 전주를 가고 싶다. 속초를 가고 싶다. 아니면 섬으로 들어가고 싶다.
여기서부터 티머니만 들고 갈 수는 없다. 한국의 장거리 이동수단은 크게 기차, 고속·시외버스, 배 세 가지로 생각하면 편하다.
외국인 여행자 기준으로 난이도를 매기면 아주 단순하다. KTX → 쉽다. 고속버스 → 조금 알아야 한다. 배 → 가능은 한데, 한국 여행이 처음이라면 굳이 추천하지 않는다.
하나씩 가보자.

서울에서 부산? 그냥 KTX를 타자
처음 한국을 여행하는 외국인에게 장거리 이동수단 하나만 추천한다면 가장 쉬운 답은 KTX다. 한국의 고속철도다.
서울에서 부산까지는 열차에 따라 약 2시간 30분 안팎, 서울에서 대전은 약 1시간, 서울에서 동대구는 약 1시간 40분 정도다. 노선과 열차에 따라 시간은 달라지지만 주요 대도시를 빠르게 연결한다.
그리고 외국인에게 중요한 장점이 있다. 예매가 쉽다.
코레일 공식 외국인 사이트와 코레일톡은 다국어 이용을 지원하고, 해외에서 발급한 카드로 승차권을 결제할 수 있는 경로도 제공한다. 해외카드는 온라인 결제를 위한 3D Secure 같은 인증이 필요할 수 있다.
방법도 별것 없다. 출발역에서 Seoul, 도착역에서 Busan, 날짜와 시간을 고르고 열차와 좌석을 선택한 뒤 카드로 결제한다. 모바일 승차권을 저장하면 끝이다.
한국에 며칠 여행하러 왔다면 한국인처럼 모든 앱을 설치할 필요도 없다. 공식 외국인 웹사이트에서 구매해도 된다.
KTX는 역에서도 어렵지 않다
온라인 예약이 싫다면 역으로 가도 된다. 서울역, 용산역, 부산역 같은 큰 역에는 승차권 판매창구와 자동발매기가 있다.
그래도 주말이나 연휴에는 미리 예매하는 것이 좋다. 특히 한국에는 두 번의 거대한 이동 이벤트가 있다. 설날과 추석.
이때는 한국인들도 열차표를 잡으려고 난리가 난다. 명절에는 코레일이 별도의 사전 예매기간을 운영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명절에 한국에 왔다면 **“역에 가면 하나 있겠지.”**라고 생각하지 않는 편이 좋다. 한국인도 표가 없다.
그런데 KTX가 모든 곳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
한국 철도망이 잘 깔려 있어도 모든 관광지가 기차역 옆에 있는 것은 아니다. 강원도의 작은 도시, 전라도의 지역 도시, 산간지역, 해안의 작은 도시처럼 오히려 버스가 더 편한 곳도 많다.
여기서 한국의 두 번째 장거리 교통수단이 등장한다. 고속버스와 시외버스.
한국 사람에게는 둘이 약간 다른 개념이다. 고속버스는 주로 큰 도시의 주요 터미널을 고속도로로 연결하고, 시외버스는 더 다양한 도시와 지역을 연결한다.
외국인 여행자가 처음부터 차이를 완벽하게 이해할 필요는 없다. 목적지를 검색했는데 KTX가 애매하다면 버스를 찾아보면 된다.

한국 고속버스에는 등급이 있다
한국에서 고속버스를 검색하다 보면 일반, 우등, 프리미엄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같은 목적지로 가는데 가격이 다른 이유는 좌석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 고속버스는 흔히 생각하는 버스에 가깝다. 보통 양쪽에 좌석 두 개씩 있는 2+2 구조이고 가장 저렴하다.
한국 사람들이 장거리에서 많이 선택하는 것은 우등고속이다. 보통 한쪽에 좌석 두 개, 반대쪽에 한 개가 있는 2+1 구조라 좌석이 넓고 앞뒤 간격도 더 여유롭다.
두세 시간 이상 이동한다면 가격 차이 대비 꽤 편하다. 외국인 친구가 묻는다면 한국인은 흔히 이렇게 말할 만하다. “돈 조금 더 내고 우등 타.”
그리고 프리미엄 고속버스
그 위에는 프리미엄 고속버스가 있다. 2016년 도입된 등급이다.
도입 당시 국토교통부는 기존 우등버스보다 좌석 수를 줄이고 공간을 늘린 21석 수준의 차량, 크게 눕혀지는 좌석, 개인 모니터와 전원, 독립성을 높인 좌석 구조 등을 소개했다.
앉아서 좌석을 뒤로 눕히고 발을 올리고 휴대전화를 충전할 수 있다. 차량에 따라 커튼이나 가림시설도 있다. 거의 움직이는 작은 캡슐처럼 느껴질 수 있다.
아주 단순하게 말하면 일반 = 싸다. 우등 = 편하고 가격도 적당하다. 프리미엄 = 돈을 더 내고 최대한 편하게 간다. 모든 노선에 세 종류가 전부 있는 것은 아니다.
외국인이 고속버스 표를 사는 방법
고속버스 통합예매 사이트 KOBUS는 외국어 메뉴를 제공한다. 시외버스는 Bustago나 티머니 계열 예매 서비스 등을 이용하는 노선도 있다.
외국인에게 오랫동안 가장 답답했던 단계는 결제였다. 영어 메뉴는 있는데 마지막에 해외카드가 막히는 경험이 있었다.
2026년에는 해외발급 카드 결제를 지원하는 경로가 확대되고 있지만 서비스와 노선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외국인 여행자에게는 KOBUS에서 노선을 확인하고, 결제가 막히면 해외카드를 지원하는 Klook이나 Go Hanpass 같은 외국인용 예약 경로를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정 모르겠으면 터미널에 가서 산다. 매표창구와 발매기가 있고, 여행에서는 가끔 사람이 기계를 이긴다.
한국 장거리버스에는 보통 화장실이 없다
여기서 외국인이 알아둘 것이 하나 있다. 한국의 고속버스와 장거리 시외버스에는 일반적으로 화장실이 없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데 화장실이 없다고? 대신 중간에 멈춘다. 고속도로 휴게소.
한국 장거리버스는 중·장거리 노선에서 일정 시간 운행한 뒤 휴게소에 정차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 휴게소가 생각보다 재미있다.
화장실만 있는 곳이 아니다. 식당, 편의점, 커피, 핫도그, 호두과자, 어묵, 소떡소떡 같은 간식이 있고 지역 특산품을 파는 곳도 있다.
그래서 화장실만 갔다가 나와야 하는데 냄새 맡고 뭔가 하나 사게 된다.

휴게소에서 가장 중요한 것
먹을 것을 고르기 전에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있다. 내가 타고 온 버스.
기사에게서 쉬는 시간을 들었으면 그 시간 전에 돌아오는 것이 좋다. 주차장에는 비슷하게 생긴 버스가 수십 대 있을 수 있으니 회사 이름, 번호판, 주차 위치를 기억하고 가능하면 사진 한 장을 찍어두자.
그리고 한국에는 휴게소와 관련된 오래된 농담이 있다. “휴게소에서 버스를 놓치면 거기 취직해서 평생 휴게소 직원으로 살아야 한다.”
물론 사실이 아니다. 휴게소가 여권을 빼앗고 강제노동을 시키지는 않는다. 그런데 한 가지는 사실이다. 버스는 당신을 두고 갈 수 있다.
그러니까 휴게소에서 호두과자 때문에 인생을 걸지는 말자. 휴게소도 여행의 일부지만 목적지는 휴게소가 아니다.

이제 난이도를 올려보자, 배다
기차도 탔고 버스도 탔다. 이번에는 한국의 섬에 가보고 싶다. 배를 타자.
먼저 결론부터 말하겠다. 한국 여행이 처음인 외국인에게 배를 적극 추천하지는 않는다. 배가 위험해서가 아니다. 한국의 연안여객선 자체는 일상적인 교통수단이다.
문제는 예약이 귀찮을 때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외국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인도 가끔 짜증난다.
왜 배가 귀찮을까?
철도는 코레일이라는 큰 체계가 있고 고속버스도 통합예매가 꽤 잘 되어 있다. 배는 조금 다르다.
가려는 섬에 따라 출항지가 다르고, 선사가 다르고, 예약사이트가 다를 수 있다. 배 시간과 항구도 다르다. 날씨가 나쁘면 출항시간이 바뀌거나 운항이 취소될 수도 있다.
어떤 선사 사이트는 외국어 지원이 부족하고 결제 방식도 제각각일 수 있다. 그래서 선사 홈페이지를 찾고 번역기를 켜고 예약을 누르고 결제 단계에서 막힌 뒤 **“아, 그냥 비행기 탈걸.”**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배를 꼭 타고 싶다면 가장 현실적인 방법
그래도 섬 여행이 목적이라면 당연히 배를 타야 한다. 온라인 예약이 잘되면 미리 예약한다.
한국인 친구나 숙소 직원이 있다면 예약 방법을 물어보거나 부탁해도 된다.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한국인도 처음 보는 배 노선은 검색한다.
항구 근처에 이미 머물고 있고 좌석 여유가 있는 노선이라면 전날 매표소에 가서 직접 표를 사는 방법도 있다. 목적지와 날짜를 보여주고 여권을 내밀어 해결하는 편이 온라인 사이트와 오래 씨름하는 것보다 쉬울 수도 있다.
물론 성수기나 울릉도·제주 같은 인기 노선에서는 현장표를 기대하면 안 된다. 꼭 타야 하는 배라면 미리 좌석을 확인하고 예약하는 것이 안전하다.
배 탈 때 여권은 꼭 가져가자
외국인이 한국 국내 여객선을 탈 때는 여권이나 인정되는 외국인 신분증을 챙겨야 한다. 승선 과정에서 신분 확인이 필요하다.
그리고 출항시간 1분 전에 뛰어가서 탈 생각은 하지 말자. 항구에 도착해 표와 신분증을 확인하고 배를 찾아 승선해야 한다. 차량까지 싣는다면 더 일찍 움직여야 한다.

그런데 한국 여행에서 의외로 배 탈 일이 많지 않다
한국은 삼면이 바다이고 섬도 많은 나라지만 평범한 여행에서 의외로 배를 탈 일은 많지 않다.
육지 가까이 있는 많은 섬이 연륙교와 해상교량으로 연결돼 자동차와 버스로 들어갈 수 있게 됐다. 거제도, 진도, 완도, 강화도, 안면도처럼 유명한 섬이나 지역 가운데 육로로 갈 수 있는 곳도 많다.
물론 모든 큰 섬에 다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제주도에는 다리가 없고 울릉도에도 없다. 제주도는 대부분 비행기로 가고, 울릉도처럼 정말 배가 필요한 목적지는 별도로 준비해야 한다.
그래서 **“섬이니까 배부터 찾아야지.”**라고 생각하지 말고 먼저 지도에서 도로가 연결돼 있는지 확인해보자. 의외로 그냥 버스나 자동차로 들어간다.
그래도 배 여행만의 재미가 있다
배는 불편할 수 있지만 막상 타보면 그 과정 자체가 여행이다. 항구에 가고, 매표소에서 표를 받고, 여권을 보여주고, 출항 안내를 기다리고, 배에 올라간다.
갑판에서 항구가 멀어지고 육지가 사라진 뒤 몇 시간 후 섬이 나타나는 과정은 비행기로 도착하는 것과 완전히 다른 경험이다.
그래서 한국의 배는 편리해서 선택하는 교통수단이라기보다 목적지가 배를 요구하거나 이동과정 자체를 경험하고 싶을 때 타는 교통수단이라고 생각하면 좋다.
온라인 예약이 조금 불편한 것조차 경험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물론 예약화면을 세 번째 다시 입력하고 있으면 그런 낭만은 조금 사라진다.
결국 목적지에 따라 고르면 된다
정리하면 한국에서 도시 밖으로 이동하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서울에서 부산이나 대구 같은 큰 도시로 간다면 KTX부터 본다. 빠르고 예약하기 쉽고 외국어 지원과 해외카드 결제 경로도 잘 마련돼 있다.
기차가 바로 가지 않는 지역이나 조금 더 저렴하게 이동하고 싶다면 고속버스나 시외버스를 본다. 일반은 저렴하고, 우등은 편하고, 프리미엄은 더 편하다. 중간에는 휴게소라는 작은 한국 여행도 끼어 있다.
섬에 간다면 먼저 다리가 있는지 확인한다. 배가 꼭 필요하다면 노선과 선사를 찾고 미리 예약한다. 시스템이 너무 어렵다면 한국인에게 도움을 부탁하거나 조건이 맞는 노선에서는 매표소에서 직접 해결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리고 여권은 챙긴다.
복잡하게 보면 한국에는 수많은 철도회사와 버스회사와 선사가 있다. 여행자는 그것을 전부 이해할 필요가 없다.
도시 안에서는 티머니. 도시 밖에서는 KTX나 버스. 정말 바다를 건너야 할 때는 배.
그리고 휴게소에 도착했다면 한 가지만 기억하자. 소떡소떡도 사고 호두과자도 사도 된다. 그런데 버스 번호판부터 사진 찍어놓자.
버스를 놓쳤다고 정말 휴게소 직원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다음 버스를 기다리면서 **“내가 왜 핫도그를 하나 더 샀을까.”**라고 후회하는 경험까지 굳이 한국에서 할 필요는 없다.
참고 출처
- KORAIL — 외국인 다국어 승차권 예매와 철도 이용 안내.
- KORAIL 공지 — 외국인 예매와 해외발급 카드 결제 관련 안내.
- 한국관광공사 VISITKOREA, Express Bus & Intercity Bus — 고속·시외버스 이용, 휴게소 및 예매 안내.
- 한국관광공사 Korea Transportation Guide — 외국인 장거리 교통 결제·예매 안내.
- 국토교통부 — 프리미엄 고속버스 도입과 좌석 사양 관련 자료.
- 한국관광공사 여객선 안내 — 국내 여객선 신분증, 예약, 운항 확인 안내.

